미나리, 이민자의 삶에서 겪는 아픔과 갈등

 

미나리

2021년 전 세계가 기다린 어느 한국 가족의 원더풀한 이야기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 낯선 미국,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가족.가족들에게 뭔가 해내는 걸 보여주고 싶은 아빠 '제이콥'(스티븐 연)은자신만의 농장을 가꾸기 시작하고 엄마 '모니카'(한예리)도 다시 일자리를 찾는다.아직 어린 아이들을 위해 ‘모니카’의 엄마 ‘순자’(윤여정)가 함께 살기로 하고가방 가득 고춧가루, 멸치, 한약 그리고 미나리씨를 담은 할머니가 도착한다.의젓한 큰딸 '앤'(노엘 케이트 조)과 장난꾸러기 막내아들 '데이빗'(앨런 김)은여느 그랜마같지 않은 할머니가 영- 못마땅한데…함께 있다면,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하루하루 뿌리 내리며 살아가는어느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평점

7.0 (2021.03.03 개봉)

감독

리 아이작 정

출연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S. 김, 노엘 조, 윌 패튼, 스콧 헤이즈

 

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이삭 정(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 온 한 가족이 낯선 땅에서 정착하며 겪는 희망과 갈등, 그리고 사랑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가족과 정체성, 생존에 관한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며 한국 이민자의 삶과 고난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미나리"는 2020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고,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1.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가족의 이주와 시작

영화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리 가족이 캘리포니아에서 몇 년간 닭 분류 일을 하며 생계를 꾸리다, 아칸소의 농장으로 이주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가족의 가장인 제이콥(스티븐 연 분)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땅을 사고 농장을 일구기 시작합니다. 그는 농장을 통해 경제적인 성공을 이루겠다는 꿈을 가지고 아칸소의 황량한 농지에 새로운 희망을 심으려 합니다. 반면, 아내 모니카(한예리 분)는 도시에서 자라온 탓에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농장 생활에 불안감을 느끼며 점차 남편과 갈등을 겪게 됩니다.

제이콥은 한국 채소를 재배해 한인 시장에 공급하는 사업을 통해 가족이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을 거라 믿지만, 농장일은 그의 예상만큼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날씨와 물 부족, 그리고 농작물 재배의 어려움은 제이콥에게 큰 고난으로 다가오고, 그로 인해 그의 꿈도 점차 현실의 장벽에 부딪힙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가족 간의 불화와 갈등은 깊어지고, 모니카는 경제적 안정과 가족의 안위를 위해 다시 도시로 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2. 할머니의 등장과 가족 간의 변화

이 가족의 일상은 모니카의 어머니인 순자(윤여정 분)가 한국에서 건너오면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순자는 손자 데이비드(앨런 김 분)와 손녀 앤(노엘 케이트 조 분)에게 새로운 기쁨을 주며 가족의 일상에 밝은 에너지를 불어넣습니다. 순자는 한국에서 가져온 미나리 씨앗을 마당에 심으며, 이를 통해 한국의 전통과 가족의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려 합니다.

데이비드는 심장질환을 앓고 있어 무리하면 안 되는 상황이지만, 할머니 순자는 데이비드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가르치며 손자와 친밀한 유대감을 쌓아갑니다. 데이비드는 순자의 독특한 성격과 한국적인 방식에 처음에는 거부감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나며 할머니와 깊은 애정을 나누게 됩니다. 순자는 데이비드에게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며 누구에게나 유익한 채소”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것이 가족의 삶에도 적용될 수 있는 상징임을 암시합니다. 순자가 심은 미나리는 물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로, 제이콥의 가족에게 있어 희망과 생존의 의미를 상징하게 됩니다.

 

3. 어려움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희망

제이콥은 사업에 모든 것을 쏟아붓지만, 현실은 그의 꿈과는 달리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가뭄이 길어지며 농작물이 자라지 않고, 물 공급 문제는 가족에게 큰 부담이 됩니다. 제이콥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희생하지만, 모니카와의 관계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특히, 아이들이 병원에서 검사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릅니다.

이 가족이 경제적 어려움과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는 와중에도, 순자는 미나리를 잘 자랄 수 있는 물가에 심고 이를 정성껏 돌보며 가정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미나리는 가족의 생존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희망을 놓지 않고 꿋꿋하게 자라나는 식물로, 제이콥과 모니카가 직면한 현실의 고난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제이콥은 마침내 한인 시장과의 거래가 성사되어 농장의 첫 수확을 거두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때 농장에 큰 불이 나면서 제이콥이 그동안 일궈온 농작물 대부분이 불타고 맙니다. 제이콥은 불이 난 농장을 보며 절망에 빠지지만, 이 순간 가족은 서로의 존재를 다시금 깨닫고 깊은 유대감을 느끼게 됩니다. 불이 났을 때 제이콥이 농작물을 구하려다 포기하는 모습을 보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4. 미나리의 의미와 결말

영화는 끝으로 순자가 심은 미나리가 잘 자란 장면을 보여주며 결말을 맺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강하게 자란 미나리는 리 가족의 삶과 닮아 있으며, 이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과 생명력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상징으로 자리 잡습니다. 비록 제이콥이 추구하던 경제적 성공은 불완전하게 끝났지만, 가족은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미나리"는 단순히 이민 가족이 고난을 극복하는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문화적 정체성과 가족의 의미, 그리고 생존을 위한 투쟁을 통해 희망과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순자의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며, 모든 사람에게 유익하다”는 말처럼, 이 영화는 한국 이민자의 삶을 초월해 보편적인 인간의 이야기로 자리 잡았습니다. 미나리는 이들 가족의 꿈과 희망, 그리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상징하며, 결국 제이콥과 그의 가족은 함께 삶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미나리"는 이민자의 삶 속에서 겪는 여러 갈등과 아픔, 그리고 그 안에서 싹트는 희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리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척박한 땅에서도 삶을 이어나가는 힘과, 무엇이 가족을 진정으로 하나되게 만드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미나리